Humana Rock ‘n’ Roll 마라톤 1만5천명 참여 … 마라톤 우승자들의 격려 가운데 사연 안고 달리는 주민들 많아

지난 2일(일) 제11회 휴마나 락앤롤 마라톤 대회(Humana Rock ‘n’ Roll)가 샌안토니오 다운타운에서 수천명의 환호 가운데 열렸다.
이날 “제자리에, 준비” 구령이 울리고 “출발!” 버저가 울리자 휠체어와 경주용 세발자전거를 탄 선수들은 로켓처럼 출발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가젤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 앞에는 자전거를 타고 선수들에게 경주 코스를 안내하는 가이드들이 있었다.
수천명의 선수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유독 사로잡은 것은 바로 아무도 타고 있지 않던 휠체어였다. 선수 중 한명은 자기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이의 휠체어를 몰고 달렸던 것이다.
관중석에는 생애 한번도 참여하기 힘든 마라톤을 20번째 참여한 한 여성의 어머니가 딸을 응원하고 있었다.
딸의 20번째 마라톤 경주를 보기 위해 뉴욕에서 샌안토니오를 방문한 달라 하스(Darla Haas) 씨는 “만약에 밝은 분홍색의 복장을 한 여성을 보면 응원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저는 우리 딸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고 전했다.
하스는 딸의 꿈이 미국 전 50개 주에서 마라톤을 달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마라톤 대회 주최측에 의하면 약 3,500명이 풀코스 마라톤에 참가했고, 약 11,500명이 하프 마라톤에 참가했다.
그리고 1일(토)에 열린 5, 10킬로미터 단축 마라톤에는 약 4,000명이 참가했다.
마라톤 경주가 시작되기 30분 전 경주의 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죠쉬 펄러우(Josh Furlow)는 잠잠한 휴대폰을 가르키며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더 이상 아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경주 준비는 완료됐다”고 전했다.
이날 날씨 또한 마라톤을 뛰기에 아주 완벽한 날씨였다. 맑은 하늘에 50도 가량의 온도는 선수들이 장거리를 달리기에 아주 적합한 조합이다. 경주를 위해 쓰레기 수거차와 같은 대형 트럭들은 60개 이상의 도로와 거리를 막았다.
그리고 경주가 시작되기 몇시간 전부터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몸이 좋고 건강한 수천명의 참가자들은 자기들의 경주 의상을 뽐내며 씩씩하게 도로를 행진했다.
또한 경주가 시작하기 전 마라톤에서 널리 알려진 멥 케플레지그니(Meb Keflezigni)와 케트린 스윗져(Kathrine Switzer)가 참가자들에게 격려 연설을 전했다.
“단지 완주를 향해 달려라. 마라톤은 90%가 정신력이며 10%가 체력이다. 나가서 자신에게 도전해라”고 케플레지그니는 전했다.
케플레지그니는 2014년 보스톤 마라톤의 우승자이자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스윗져는 1967년 여성의 마라톤 참가가 금지된 시절 여성 단독으로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했다.
“50년 전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한 여성은 나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수천명의 여성이 마라톤에 참가한다. 오늘이 있을 수 있도록 만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와 환호를 보낸다”고 스윗져는 전했다. 이번 샌안토니오 마라톤 참가자 약 60%가 여성이다.
참가자들은 서로 자신이 몇시간 안에 완주를 할 수 있을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며 경주 출발점을 향해 갔다. 6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참가자들도 있었고 3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자신감 넘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경주를 위해 27개국과 미국 전 50개 주에서 달리기와 도전을 사랑하는 수천명이 샌안토니오를 찾았다.
승부욕을 가지고 참가하는 선수들과 반면 이번 마라톤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참가한 선수들 또한 있었다.
록액롤을 대표하는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한 선수부터, 꽃사슴 뿔 머리띠를 착용한 선수, 그리고 타코 복장을 한 선수까지 여러 선수들이 즐거운 분위기로 마라톤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샌안토니오 마라톤의 최고령자 문 파헬(Moon Fahel)은 85세의 나이로 이번이 그의 5번째 마라톤이다.
파헬은 샌안토니오 출신으로 5년 전 회사에서 은퇴하고 취미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보통 6시간 안에 마라톤을 완주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의 자녀들은 그들의 아버지가 너무 무리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할 때도 있지만 달리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아버지 모습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알렉스 김 기자>